공부가 잘 되지 않아서 아예 손을 놓고 있는데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그 사이에 재밌는 분야들이 많이 눈에 띄어서 독서도 해보고 인터넷 검색도 하게 되었다.
송길영 선생님의 유투브와 조영태 선생님의 글이 그중에서도 인상깊었다.
둘의 공통점은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송길영은 데이터 마이닝을 통해 트렌드를 예측한다. 비교적 가까운 미래를 잘 그려준다.
조영태는 인구학을 바탕으로 미래 인구의 변동에 대해서 예측한다. 2030년, 2050년, 2100년의 거시적 미래를 잘 그려준다.
이들의 메시지를 거칠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그냥 사는대로 대충 살지마라. 시대가 바뀐다. 적응해야한다.
아무래도 의사 면허증을 가지고 있다보면 미래가 굉장히 따분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일단 지금 인턴을 하고 있는데, 어떤 과를 가든 3~4년은 정신 없이 수련을 받고
요즘은 분과 세부 전문의를 필수로 하기 때문에 1~2년은 다시 펠로우 수련을 받는다.
그러고 나면 스탭으로 대학이나 종합병원에 남아 있던가
아니면 로컬에서 일하다가 때가 되면 개원을 하고 3평 남짓한 진료실에 처박힌다.
이렇게 눈에 그려지는 삶이 또 어디있을까?
사실 이렇게 눈에 그려지니까 의사라는 직업이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안정적이고, 변화에 큰 흔들림이 없을 것 같고, 오래 하고 싶으면 오래 할 수도 있고, 쉬고 싶으면 좀 쉴 수도 있고
돈도 평균적으로 받는 페이가 일반 직장인들보다는 많으니 사실 다른 일에 눈을 돌리기도 쉽지 않다.
세상이 변하든 말든 다른 일에 손을 대고 공부를 하고 머리를 쓰느니
그냥 현재 페이에 안주하고 수동적으로 돈 버는 것에 익숙하게 된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굉장히 보수적인 집단이라고 보면 된다.
송길영이나 조영태가 말하는 시대의 변화가 의사에게는 찾아오지 않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건강보험은 2028년에 재정이 고갈되고 2040년에는 단순 추계했을 때 적자가 누적 600조라고 한다.
이미 초저출산에 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2030년 부터는 그 흐름이 크게 가속화 될 것이다.
고령인구는 증가하여 2040년 정도 되면 완전한 역피라미드형 인구구조가 되어 젊은이들이 노인들을 지탱하며 사는 사회가 된다.
의사의 페이와 직업안정성은 의료정책 특히 의료수가가 결정하는데,
의료수가를 결정하는 의사결정기구에는 20명 중 의사가 3명밖에 안된다.
의사협회는 항상 의료수가 현실화를 부르짖지만 현실을 보면 수가 현실화는 커녕 건보 재정건전성 부터 지키는 것이 시급하다.
정부 정책은 의사를 조이는 방향으로 가지 절대 풀어주는 방향으로 갈수가 없다.
그것은 인구구조와 현재 건보재정으로 부터 알 수 있는 "정해진 미래" 이다.
의사를 조이는 방향으로 가려면 현재의 행위별수가제, 포괄수가제에서 인두제 총액계약제으로 이행할 수도 있다.
지금도 의사들은 힘들다고 하소연하지만 아직도 정부가 선택할수 있는 카드는 많이 남아있다.
2020년 의사파업에서도 보았듯이 모래알 같은 집단이라 다 뭉쳐도 힘이 세지 않다.
결국 큰 변화가 찾아오면 "적자생존"으로 적응하는 의사는 살아남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의사는 도태될 것이다.
그 변화의 시기를 언제로 보느냐가 문제인데
인구 전문가는 2030년을 그 시작으로 보고 있다.
그 시점 전까지는 개구리가 물을 끓여도 죽는지도 모르고 가만히 있듯이
큰 변화 보다는 이전과 비슷한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나는 내가 본격적으로 병원수련을 끝마치고 사회에 진출하게될 2030년~2040년이 그 타격을 직접 맞닥뜨리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무슨과를 가든 그저 멍청하게 수련만 받고 있다가는 큰코 다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진로 탐색의 시간을 좀 가져보았고 몇가지 간략하게 키워드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1. 나의 제 1언어는 무엇인가? : media의 확장으로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고, 상대방과 가장 잘 소통할 수 있는 도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나는 과거에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었고,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었다. 지금 나의 제1언어는 무엇인가? 나는 무엇으로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가?
내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매체들 : 글, ppt 프레젠테이션, 그림-도표 (시각적으로 추상적인 개념까지 요약/정리 하는 것)
2. 요즘 트렌드
"주체성", "주도성" : 요즘 사람들은 삶을 주도성을 갖기 위한 노력을 하고 그것이 트렌드의 빠른 변화로 나타난다.
조직에 충성하는 것 보다, 나의 삶, 나의 취미, 나의 투자, 나의 자기계발이 더 중요함.
조직은 이런 사람들을 억지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인 동기부여를 고려하는 쪽으로 변화한다.
수평적 태도를 갖고 있지 않거나 자신을 존중하지 않으면 요즘 사람들은 퇴사해버린다.
일만 잘하면 되지 "~님" 이라고 부르는 게 중요한가? -> 중요하다! 고 얘기한다.
-> 하지만 일면, 깊이 있는 성찰 위에서 주체성이나 주도성을 추구하는 것 같지는 않다. 트렌드가 빨리 변화하는 것은 뭔가 특이한 것을 해나감으로써 자신을 돋보이게 하고 싶으나 표면적인 측면에서 소비하는 것에서만 그친다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
->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자면, 이전보다는 "자기 탐색"을 하는데 더 돈과 시간을 쓴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자신이 기존에 해왔던 틀에서 벗어나서 "개방적"으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기 위해서 다양한 것을 시도해보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 결국 이런 트렌드는 순식간에 바뀌기 때문에, 트렌드 자체를 쫓아가는 것보다는 이런 "개방적"이고 "자기탐색적" 소비자의 특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회사가 좋은 인재를 뽑을 때에도 이런 사원들의 특성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개방적"이고 "자기탐색적"인 사원이 평생 이 직장에서 일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 직장에서 무엇을 배워서 나갈 수 있는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 정년까지 일하자! 가 아니라, 정년 전에 바짝 벌고 은퇴하고 그 이후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싶다" 라는 사람들
-> 그럼 적어도 이 사람들이 "거쳐가는" 직장에서 돈 받는 것 외에도 뭐라도 배우고 나갈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의미소비" : 철학을 가진 사람 (생산자)은 치열한 고민, 깊은 사고를 판다. message를 판다. 소비자는 그 치열한 고민에 공감하고 그것을 소비한다. 예전의 mass manufacture, mass consumer 를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 생각없이 가격만 저렴하면 구매했던 소비자가 아니다. 이 말은 곳 내가 물건/서비스를 팔고자 하는 소비자에 대해서도 깊이 관찰하고 깊이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명 한명의 고객은 그들 자신의 주체성을 발현하려고 하기 때문에 소중하고 그들을 존중해야한다.
-> 환자 한명한명은 그들 자신의 스토리가 있다. 외상환자로 중환자실에 입원하면 보호자 면담을 하게 되는데, 김영환 선생님 말로는 면담할 때 보호자들이 얼마나 그 환자가 소중한지, 얼마나 착하고 잘 살아왔는지 스토리에 대해 구구절절 얘기한다고 한다. 마치 한을 풀어내듯이... 사회경제적인 요소들도 듣게되면 그 환자가 단순히 환자1이 아니고 이야기를 가진 환자로 보이게 되면서 그 자체를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기도 한다.
-> 내가 정형외과 돌면서 힘들었던 것은 그 사람의 신체가 그냥 부속품으로 보이고, 잘못된 부속품을 갈아 치우면 되는 것으로 인식이 되었기 때문에 단순한 육체노동처럼 느껴졌고, 보람이 느껴지기 힘들었던 점이다.
->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 나와 그것 철학 // 메를로 퐁티 신체의 현상학
(https://scienceon.kisti.re.kr/srch/selectPORSrchArticle.do?cn=NART56218188&SITE=CLICK. 중환자실에서 몸의 현상학과 내러티브)
-> 대상성/객관성, 주체성/주관성, 현상학/지향성/상호주관성
"깊은고객경험" : 광고비를 아무리써도 고객에게 도달이 안된다. 물량으로 마케팅을 쏟아붓는 것 보다는 질이 중요하다.
retail media = 경험공간의 설계 = 사람에게 감동을 오프라인에서 주고,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도록
retail media = 경험공간의 설계 = 사람에게 감동을 오프라인에서 주고, 구매는 온라인에서 하도록
-> 이것은 단순히 오프라인이냐 온라인이냐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사람들의 감성을 어떻게 건드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필요한데, 오프라인에서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서 오프라인에서 했다고 생각한다.
-> 표면적인 것이 아니라 깊이있는 공감을 유도할 수 있는 것. 어떤 훌륭한 가치에 대한 깊은 존경과 존중을 표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키, 애플)
-> 의료에는 복음병원(장기려), 중증외상센터(이국종), 중앙의료센터(윤한덕), 국경없는의사회 이런 사람들 아닐까? 참의사들에 대한 가치. 많은 의사들이 수가 타령만 하면서 의료의 본질은 잃어버리고 현실에 대한 불평만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사람들 (환자, 보호자)이 원하는 헌신적이고 이상적인 참의사에 대한 ideal type은 존재하며 그것에 맞는 사람들을 영웅이라고 부르고 칭송한다. 참의사 같은 사람들 때문에 의료계가 돈은 못벌고 법정에만 서고 이모양 이꼴이 되었다고 비난하는 의사들도 있지만, 그것은 이 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환자, 보호자들의 기대와 이상에는 미치지 못한다. 설사 내가 그런 훌륭한 의사가 되지는 못한다고 할지라도, 그런 참의사들에 대한 깊은 존경과 존중을 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내가 타겟으로 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내가 제일 잘 안다. 내가 제일 공감 잘하고, 내가 그사람을 제일 존중한다. 라는 마인드로 살아야 한다. 환자든 보호자든 의사든 간호사든...
"일방향적인 매체에서 상호적인 매체로" :
한 사람이 만들어낸 영상을 일방향적으로만 소비하는 것은 전통적인 매체이다.
요즘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은 liver commerce나 스트리밍 처럼 그때그때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반응할 수 있는 매체이다.
자주 만날 수 있고, 교류할 수 있다는 것은 온라인 '공동체' '커뮤니티'를 이룬다.
이렇게 형성된 팬덤은 오늘날 강한 '권력', '영향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에는 신뢰가 중요하고, 신뢰는 오랜시간 축적되기 때문에 단시간에 이루기는 어렵다.
"시대변화를 알고, 행동으로 옮겨라" :
시대변화를 알면 현재의 시점에서 사고 하는 것이 고리타분해지고 따분해서 견딜 수 없게된다.
이런 변화를 모르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이지만,
이런 변화에 대해서 인지한 똑똑한 사람들도 대부분은 흘러가는 대로 산다.
사람들은 대부분 말만 하지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그것은 행동으로 옮겼을 때의 리스크와 책임 때문이다.
말만 하고 그대로 사는 것도 리스크가 있다. 하지만 설사 말만하다가 세상이 바뀌었어도 세상에 대한 불평만 하면 된다.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스스로 리스크를 안고 책임을 안고 간다.
조조 처럼 큰 일을 해낸 사람은 천재라서가 아니라 도전자라서 이다.
세상변화는 누구나 공부하면 미리 알 수 있지만
세상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미리 행동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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